세계 현지 아파트와 주택 방문 (싱가포르, 핀란드, 일본, 멕시코)

여행을 다니면서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현지인의 집에 머물러 본 적 있을 까요? 집은 그 나라의 생활 방식과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현재, 에어비앤비나 로컬 호스트 투어를 통해 외국의 아파트나 주택을 체험하는 것이 더욱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 핀란드, 일본, 멕시코의 아파트와 주택에 대해 공유하려 합니다.

 

싱가포르 – HDB 아파트의 효율적인 도시 생활

싱가포르는 인구의 80% 이상이 HDB(Housing & Development Board)라는 정부 공공주택에 거주합니다. 관광객에게도 HDB 투어 프로그램이 있어, 현지인 집 내부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HDB 아파트의 특징은 공간 활용 효율이 좋다는 것입니다. 평균 70㎡ 정도의 크기에 거실, 주방, 방 3개가 들어가지만, 가구 배치와 수납이 잘 설계되어 답답하지 않습니다. 모든 HDB 단지는 공용 정원, 놀이터, 푸드코트(호커센터)를 갖추고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습니다. 방문했었던 한 HDB 가정집은 심플한 화이트 톤 인테리어와 최신식 스마트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고, 음성 명령으로 조명과 에어컨을 제어하고, 현관 카메라로 외부를 확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동체 중심의 생활, 효율적인 공간 설계, 그리고 첨단 기술의 결합, 이것이 싱가포르 주거문화의 핵심입니다.

 

핀란드 – 자연과 맞닿은 목조 주택

핀란드 헬싱키 외곽에 목조 단독주택들이 있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자연과의 연결’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어느 한 목조주택은 집 뒤로는 숲이 있고, 거실 창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뚫려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내부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화이트, 그레이 톤 벽면에 원목 가구, 벽난로와 라운지체어가 거실 한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방은 작지만 모든 조리도구가 고급스럽게 정리되어 있었고, 식탁 옆에는 실내 허브 화분이 놓여 있어 식사와 동시에 신선한 재료를 사용합니다. 핀란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사우나입니다. 핀란드 주택의 상당수는 개인 사우나를 갖추고 있는데, 하루 일과 후 가족이 함께 사우나에서 휴식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집은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쉼과 자연 속 삶을 실현하는 공간 같습니다.

 

일본 – 협소 주택의 창의적인 공간 활용

도쿄 시내의 주택은 좁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공간 활용의 창의성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 같습니다. 방문했던 2층 협소 주택은 대지 면적이 40㎡도 안 됐지만,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알차게 들어 있었고, 1층은 주방과 다이닝 공간, 2층은 침실과 작은 서재, 그리고 옥상 테라스까지. 그리고 좁은 계단과 슬라이딩 도어, 벽면 수납장이 공간을 절약하고 있습니다. 일본 주택은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구조를 갖추고, 통풍이 잘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며, 또한,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규칙이 철저하여, 주택 내부에 재활용 전용 수납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비록 면적은 작아도, 일본인들의 정리, 정돈 철학과 공간 디자인 능력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멕시코 – 색과 개성이 살아 있는 타운하우스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주택은 알록달록한 외벽이 인상적인 타운하우스입니다. 이곳의 집들은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 개성을 드러내는데, 노란색 벽에 파란 문, 분홍색 화분이 걸린 창문 등 마치 그림 같습니다. 실내는 따뜻한 분위기의 타일 바닥, 대형 부엌, 그리고 가족 중심의 넓은 식탁이 중심을 차지합니다. 거실 벽에는 가족사진과 종교 장식이 가득하고, 마당 한쪽에는 작은 정원과 바비큐 공간이 있습니다. 멕시코 주택 문화는 공동체와 가족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이웃과의 교류가 활발하고, 주말이면 마당에서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관광객에게도 따뜻하게 집을 소개해 주는 호스트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외국 주택 투어는 단순히 인테리어 구경이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 가치관, 그리고 문화적 뿌리를 엿볼 수 있는 경험입니다. 여행 중 하루쯤은 호텔 대신 현지 가정에서 머물며, ‘그들의 일상’을 함께 살아보길 권해드립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 그 나라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