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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정보

외국의 쓰레기 처리문화 (일본, 독일, 싱가포르, 한국)

by 세계를 달리는 여행정보통 콩두부 2025. 8. 13.

분리수거 쓰레기통 이미지
분리수거 쓰레기통

 

 

여행을 다니며 가장 많이 보는 풍경 중 하나는 ‘쓰레기통’입니다. 관광지의 화려한 건물이나 시장의 활기 속에서도, 도시 곳곳의 쓰레기 처리 방식은 그 나라의 생활 수준과 문화, 시민 의식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현재, 각국은 환경 규제 강화와 재활용률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몇몇 나라들은 어떻게 쓰레기 처리가 되고 있는지 일본, 독일, 싱가포르, 한국의 쓰레기 처리 문화를 공유드리겠습니다.

 

일본 – 극도로 세분화된 분리수거 규칙

일본은 쓰레기 분리수거의 ‘교과서’ 같은 나라입니다. 도쿄의 한 주택가를 걸어가다 보면 쓰레기 배출일과 품목이 세세하게 적힌 안내 표지판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플라스틱, 캔, 병, 종이, 소형 가전, 음식물 쓰레기까지 요일별·종류별로 배출 요일이 다릅니다. 특히 2025년 현재는 ‘투명 봉투’ 사용이 의무화된 지역이 많이 있습니다. 봉투 안의 내용물이 보이기 때문에 규칙을 어기면 바로 경고 스티커가 붙고, 심한 경우 수거 거부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단기 체류할 경우 숙소에서 제공하는 안내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어느 아사쿠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매주 화요일이 ‘가연성 쓰레기’, 목요일이 ‘비가연성 쓰레기’ 수거일이었습니다. 심지어 페트병도 라벨·뚜껑·병을 분리해야 합니다. 처음엔 번거롭겠지만, 곧 일본이 재활용률 80% 이상을 유지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독일 – 보증금 회수 시스템(Pfand)

독일의 쓰레기 처리 문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Pfand 제도(판트제도)입니다. 이는 음료 용기에 보증금을 붙여 판매하고, 빈 용기를 반납하면 돈을 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슈퍼나 편의점에 있는 ‘반납 기계’에 병을 넣으면 자동으로 인식해 바우처를 발급해 줍니다. 이 바우처로 물건을 사거나 현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Pfand 보증금은 플라스틱·유리병·캔 모두 0.25유로(약 370원)입니다. 그 덕분에 독일 거리는 빈병을 그냥 버리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노숙자들도 빈병을 모아 수입을 얻을 정도입니다. 일반 쓰레기는 색깔별 전용통에 버려야 하고, 노란 통은 포장재, 파란 통은 종이, 초록 통은 유리, 검은 통은 일반 쓰레기 전용으로 구분됩니다. 도시마다 수거일이 정해져 있지만, 거리에 공용 분리수거함이 많아 여행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 청결 유지와 벌금 제도

싱가포르는 알다시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 배경에는 엄격한 벌금 제도가 있습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최대 2,000 싱가포르달러(약 2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반복 위반 시 ‘공공 청소 봉사’까지 내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싱가포르는 모든 HDB(공공주택) 단지에 스마트 폐기물 압축기를 도입했습니다. 쓰레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압축·중량 측정이 이뤄지고, 재활용품은 별도 보관됩니다. 각 가정에는 RFID 태그가 부착돼 있어, 배출량이 많은 집은 추가 요금을 내야 합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재활용 구역과 일반 쓰레기통이 철저히 구분돼 있어 헷갈리지 않고 버릴 수 있습니다. 또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은 뚜껑이 닫혀 있고, 벌레나 냄새를 차단하는 설계가 돋보입니다.

 

한국 – RFID 음식물 종량제와 재활용 보증금제 확대

한국은 2020년대 초반부터 쓰레기 분리수거에 적극적이었지만, 2025년 현재는 음식물 쓰레기 RFID 종량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됐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RFID 수거기에 카드를 찍고 음식물을 넣으면, 무게에 따라 요금이 부과됩니다. 이 방식 덕분에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30% 이상 줄었습니다. 또한, 2025년부터는 ‘재활용 보증금제’가 페트병·캔뿐 아니라 일부 플라스틱 용기에도 확대 적용되었습니다. 편의점·마트에서 빈 용기를 반납하면 100~300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숙소에서 분리수거함을 잘 갖춰놓고 안내판을 붙여두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무단투기나 분리 미준수 시 현장에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각 나라는 환경 보호라는 같은 목표를 향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른 것 같습니다. 쓰레기 처리 문화는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그 사회의 질서·시민 의식·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쓰레기통과 수거 방식을 눈여겨본다면, 그 나라의 진짜 모습을 한층 깊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