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때 날씨가 좋으면 더 아름답고 좋겠지만, 좋은 날씨에만 여행을 한다는 게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도 많이 있는데요. 하지만 비 오는 날에도 그때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특히 스콜성 비가 많이 오는 동남아, 그중에서도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다낭, 말레이시아 조지타운 세 곳의 우중 여행에 딱 맞는 여행지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태국 치앙마이 – 비와 함께 걷는 올드타운
태국의 치앙마이는 해가 쨍쨍한 날보다, 흐린 날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도시입니다. 특히 비 오는 오후에 찾은 치앙마이 올드타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빗소리와 함께 고즈넉한 사원이 더욱 신비로워 보이고, 골목골목을 걷는 그 순간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합니다.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걷다 보면 웅장한 '왓 체디루앙' 사원을 들릴 수 있는데요. 비에 젖은 돌계단과 수백 년의 세월을 버틴 고대 사원의 기운이 어우러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원을 둘러보고 나오면, 주변 골목에는 작고 소박한 노점들이 빗속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뜨끈한 국물 요리와 달달한 망고밥을 파는 상인들도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막 썰어낸 노란 망고와 달콤한 찹쌀밥을 비 오는 거리에서 맛보는 순간, 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소하지만 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잠시 비를 피하고 싶다면, 올드타운의 아기자기한 카페에 들어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태국식 아이스 밀크티나 진한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빗소리와 함께 시간을 흘려보내면 더욱 여유로운 여행이 됩니다. 비가 오는 날 치앙마이는, 묵직한 정적과 잔잔한 감성이 도시에 느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동일 것입니다.
베트남 다낭 – 빗속의 용다리와 한강의 야경
베트남 다낭에 있는 용다리(드래곤 브리지)는 꼭 비 오는 날은 들려야 하는 곳인데, 다리 위를 밝히는 형형색색의 LED 조명과 비에 젖은 아스팔트가 만들어낸 반사광은 환상적입니다. 그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은 카메라로 담아내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훨씬 황홀하게 다가옵니다. 또한 비가 오는 날은 유난히 관광객의 발걸음이 줄어들어, 다리 위와 강변이 한층 한적해집니다. 덕분에 여유롭게 산책을 하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사진을 찍을 때도 방해받을 일이 적습니다. 그리고 용다리 주변을 천천히 걷다 보면, 강변을 따라 작은 노상 맥주집들이 하나 둘 보이기도 하는데, 비를 피하며 잠시 쉬어가기에도, 혹은 그냥 빗소리를 배경 삼아 머물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그곳에서 시원한 바람과 야경을 느끼면서 현지인들과 맥주를 마시며 현지감성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의 다낭은 다급하게 돌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빗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도시의 숨소리를 느끼는 것이 이곳의 매력입니다.
말레이시아 조지타운 – 우산 속 예술 산책
말레이시아의 조지타운은 원래 거리 예술과 개성 있는 힙한 카페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비 오는 날, 이곳은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줍니다. 알록달록한 건물 벽면을 채운 다양한 벽화, 독창적인 인테리어의 카페,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걸을 때마다 새로운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 곳입니다. 오히려 관광객이 줄어든 그 순간이 조지타운이 본래 품고 있던 정체성을 더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자전거 타는 벽화” 앞에서는 평소처럼 긴 줄이 없어, 사진을 한가롭게 찍을 수 있습니다. 벽화가 비에 의해 색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그림과 실제 풍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현실과 판타지가 섞인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지타운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자리한 소규모 카페들이 눈에 들어올 겁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카페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공간, 천장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재즈 음악, 그리고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어우러져 추억에 남을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 줍니다. 현지식 말레이 커피 ‘꼬삥(Kopi)’ 한 잔을 주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진하게 볶은 커피콩 특유의 깊은 향과, 부드러운 단맛 빗소리와 주변 느낌에 잘 어울릴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를 여행의 방해 요소로 생각하지만, 때론 비가 오기 때문에 더 아름다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다음에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맑은 날을 고집하기보단 한 번쯤은 비 오는 날을 기대해 보셔도 좋습니다. 어쩌면 그날의 여행이, 평생 가장 깊은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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